나는 공부를 잘하지도 않고, 성격이 착하지도 않아.
매번 사람들하고 싸우기만 했지...
(칠판에 내 이름 쓰기)
예전부터 내 생각을 주변에 끊임없이 설파하고 다녔지만, 그게 실제 타파로 이어진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어요.
왜? 나는 혼자 살았거든. 그게 실수였어. 나는 아주 거만했고, 남들은 그게 불편했나봐요.
그런 요구가 누군가에게는 강요로 느껴질 수 있는거였어요.
소신이라고 믿었던 게, 사실은 고집이었더라고요.
음.. 예를 들자면, 내가 중학생 때는 학교 수업을 거의 안 들었어요. 재미도 의미도 없어서, 그냥 읽고 싶은 책만 읽었어요. 수행평가도 아예 안 했고, 그래서 대부분의 쌤들이랑 사이가 안 좋았어요.
수업을 왜 안 듣냐고 물어보시면, "수업이 재미가 없어서요."
이렇게 직설적으로 답했어요. 답이 없었죠. 같은 말도 말투에 따라서 완전히 다르게 들릴 수 있는건데.
애정을 얻지 못하니까, 공감도 얻지 못했고; 공감을 얻지 못하니까, 설득도 할 수 없었어요.
나름대로 깊은 생각이 있더라도, 함께하지 않는다면 할 수 있는 게 없었어요.
암만 비싼 만년필이 있더라도, 종이가 없다면 그것은 의미가 없었어요.
그동안 많이 울었어요. 힘들어서. 이유도 몰랐어요. 마냥 글쓰는 연습만 했어요. 내 표현력이 문제인가하고.
그렇게 계속 헤매다가, 요즘 들어서 함께 살아야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여러분들하고도 함께 살아야되겠다고 느꼈어요.
선생님들 심부름을 잘 하고, 안내할 사항이 있다면 틈틈이 공지할게요.
청소도 매일 남아 돕겠습니다. 작년에도 했던 일이라서, 이번에도 충분히 가능할 것 같아요.
나는 부족하지만, 이제는 함께 살거고, 이번에는 좋은 결과가 있을 거 같아요.
봉사할 기회를 한 번 주세요. 열심히 할게요.
#반장 선거 결과 : 총 18표 중 2표 받고 낙선
#부반장 선거 결과 : 총 18표 중 2표 받고 낙선
[나를 제외하고, 한 명만이 나를 지지해준 것이다.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를 생각해보자. 연설 밖에도 원인이 있다.] [몇 년 간 글을 쓰며 살아왔으니, 말하는 능력이 부족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친구를 사귀는 능력이 부족했고, 평소 반장을 할 만한 신뢰도 주지 못했다. 그것이 이번 일로 드러난 것이다.]
[2022 11 25 이와 반대로 3학년 2학기 부회장 선거에 나갔을 때는, 이렇게 장황한 연설 대신 "제가 부회장이 되면, 기분이 좋을 것 같습니다." 솔직하게 한마디만 하고 말았더니, 친구들의 반응도 좋고 표도 더 많이 받았다. 비록 그때도 당선되지는 못 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