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치에는 중간이 거의 없는 것 같다.
한국에서의 좌, 우는 이념이 아닌 편가르기만을 상징한다.
어떤 의견이 좋다면, 그것이 좌파에게서 나왔든 우파에게서 나왔든 지지해주는 것이 맞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한국에서는 내가 지지하지 않는 당에서 나오는 주장이라면 무조건적인 비난만을 쏟아내는 것 같다. 장단점을 두루 보아야 맞는 것인데도, 감정이라는 색안경이 이를 방해한다. 물론 선, 악을 분명하게 나누는 게 생각하기 편하니까 그럴만도 하다고 생각한다. 본업이 있는 일반인이 어떻게 정치에 전문적인 지식을 갖출 수 있겠는가? 대부분이 얕은 지식만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정치인들은 그러한 시민들의 얕은 생각(우리 당의 일반적인 논조)에 공감되는 감정적이고 기형적인 겉치레 정책을 펴야만 인정받고 표를 받는다. 정치 또한 자연이라, 도덕성과 별개로 높은 생존력을 가진 정치인들만이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정치는 그 파급력을 생각한다면 매우매우 전문적이어야한다. 표를 받는 방법과 좋은 정치를 위한 방법은 상당한 차이를 가지고 있다. 아무튼 정치인들의 목적이 표만을 추구하는 것으로 변질된 것은 민주주의가 만성적으로 안고 가게 될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 문제는 인정하고 이용할 수밖에 없다. 과정이 잘못되었더라도 결과가 좋다면 괜찮으니까,(물론 그 좋은 결과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모르겠지만) 그것을 위해 대중주의와 전문성이 결합된 영웅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는 합리성과 별개로 좋은 인상의 사람들만이 지지를 얻을 수 있으니 이를 인정하고 이용하여 마찬가지로 맹목적인 지지를 이끌어내되, 중요할 때만큼은 투철한 봉사심과 전문성으로 합리적인 정책을 펼치는 사람들이다. 이는 큰 것을 꿈꾸며, 융통성 있게 비굴한 탈을 벗었다가 썼다가 하는 사람들이다. 이는 그동안은 좌파와 우파가 있었다면, 이제는 모두를 사로잡으면서도 합리적인 새로운 파를 창조하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그 중 한 명의 의견만을 따르기보단, 내부적인 토의를 기반으로 더욱 신중한 정책을 펼치는 사람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