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톤의 동굴 비유(https://ko.wikipedia.org/wiki/%EB%8F%99%EA%B5%B4%EC%9D%98_%EC%9A%B0%ED%99%94)에 대해서, 내가 진실을 깨닫는다면 동굴로 돌아가서 소식을 알릴건가요? 아니면 동굴로 돌아가지 않고 나 혼자 살아갈건가요?

 

 동굴로 돌아간다면 다시 거기서 살아가야한다는말인지? 그것이 아니더라도 물론 나는 동굴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다른 죄수들은 여전히 그 감옥에 갇혀 살 것이기 때문이다. 이들의 순수한 믿음을 함부로 깨부수고 싶지 않다. 그들이 보는 세상이 유치한 것이라는 충격을 주고 싶지 않다. 긴 시간 동안 동굴에 갇혀 있으며, 우리가 보는 것은 사실 별 거 아닌 세상이었다며 이곳에 흥미를 가지지 못하고 동굴에서 탈출하기만을 고대하는 건 얼마나 초조한 일이겠는가. 게다가 평생동안 동굴만을 바라보던 사람들이 내 말을 쉽게 믿어줄지도 의문이다. 이들을 힘들게 설득할 필요가 있을까? 착각 속에서 살아가는 인생도 사실 그다지 나쁠 것이 없다. 오히려 그들에게 있어선 낭만적인 일이다.
 바꾸진 못하더라도, 이들이 현실을 통해 생각하지 못해 일어나는 부적절한 판단으로 끔찍한 선택을 하려고 한다면 그 상황을 티 안 나게 교정해주려고한다.  자신이 날 수 있다고 굳건하게 믿는 닭이 절벽으로 향했을 때, 너는 날지 못 해. 라며 시비를 걸기보다는, 그가 믿는 다른 무언가를 얼버무려서 대강 그곳에는 살쾡이가 살고 있어. 라고 할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물론 죄수가 아니고 본인의 의지로 동굴을 나설 수 있는 사람들이라면 얼마든지 이들을 양지로 불러들일 것이다. 우리는 결국 이상이 아닌 현실에서 살아가기에(이상은 그 사람들만의 생각에만 갇혀있는 것[부적절한 표현 같기는 하다], 현실은 모든 것에 대해 합당한 근거가 되어주는 진짜 세계를 뜻한다. 나는 이데아가 현실이라고 생각한다. 단 인간의 감각을 벗어난 현실), 현실에 근거하는 실용적인 학문을 개척해주시는 분들이 많이 필요하다. 별 쓸모없는 무당 일을 하기보다는 말이다.

Posted by 문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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