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남자라서, 주변에 여자가 있으면 정신이 피폐해진다. 어떤 욕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느냐면, 이성의 나이가 어떻든, 사회적 역할이 어떻든, 결혼을 했든 안 했든, 모두가 나를 좋아해줘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현실은 나의 욕구가 언짢은 듯, 많은 여성들이 당연하다는 듯 내게 차갑다. 내가 말을 걸면 귀찮은 듯 목소리를 내리꽂아 대충 답변하고, 내가 나만의 구애의 춤을 추더라도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특유의 혐오하는 표정도 볼만하다. 여자들은 나를 남자로 대하지 않는다.
나는 이럴 때마다 서운하고, 화가 난다. 도저히 분이 풀리지 않는다. 그러나, 겉으로는 쿨한 척 내색도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 나를 더욱 불쌍하게 만든다.
혼자 한탄만 하려니 뭐 하나 바뀌는 것도 없으니 그나마 전략을 세우자면 외모 관리에 더욱 신경을 써야할 것이고, 그녀를 대하는 데 있어 더욱 친절해질 필요가 있을 것이고, 돈을 많이 벌 필요가 있을 것이고, 사회적으로 인정 받으며 신비로운 분위기를 쌓아가야 할 것이다.
솔직히 내가 너무 세상을 미워하는 것 같기는 하다. 어쨌든 어찌 그냥 살아가면 될텐데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줄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근데 나는 너무 젊고 뜨거워서, 그게 잘 안 된다. 그래서 안타깝게도 도망가는 걸 선택한다. 여자가 있는 곳에 가고 싶으면서도, 이를 회피하여 정신적으로 평화를 얻고자 한다. 평생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