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이 보는 내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많은 상황을 비관하며 나의 미래를 매우 천하게 바라보고 있다. 그 상황들의 심각성이 사소하든 크든간에, 나는 그것에 대해 극심한 걱정과 괴로움을 겪는다.
다시 말하자면 그것은 망가진 건강이다. 그것은 낙인된 성적이다. 그것은 잃어버린 시간이다. 그리고 그것들에 대해 주관적인 집착에 빠져, 내가 시한부 인생에 갇힌 것마냥 불안해한다. 나의 사귐은 아름다움과 거리가 멀 것이라고, 나는 온 몸이 굳어버릴 것이라고, 나는 이미 늦었다고 말이다.
[진심으로 그렇게 느낀다. (물론 느꼈다고만 했지, 그렇게 생각한다고 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어처구니없게도 현재(2020년)의 나는 태어난지 겨우 16년 쯤 된 고1 학생인데 건강이나 성적, 시간 낭비 따위의 문제가 심해봐야 얼마나 심하겠는가? 역시나 끔찍한 상황에 처했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딴에는 이러한 생각들이 이성에 근거했다며 합리화했었는데, 진지하게 통찰해보니 이것들이 얼마나 지나치게 감정에 치우쳐져 있었는지 알 수 있더라.
설령 너무나 끔찍하고 해결이 불가능해보이는 상황일지라도, 그것을 비관한다고만 해서 무언가 나아지지는 않는 법. 그저 원래보다 훨씬 더 큰 망상과 괴로움을 낳을 뿐이다. 따라서 우리는 어떤 상황에서든 의미 있는 삶을 사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상황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며, 의미를 향해 달려가야한다.
[100개가 넘은 글들을 기념하며..]
올 해 초부터 지금껏 블로그에 100개가 넘는 글을 썼다. 사소한 흥분에 가벼운 글을 당당하게 써놓기도 해 부끄러운 부분도 있지만, 나름대로 그런 작은 생각들이 유의미한 견해를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그저 살면서 가볍게 느낀 것들을 기록하며 축적하다보니, 어느 순간 꽤 고차원적인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나의 철학에서는 인간의 느낌을 매우 중요한 부분으로 취급하고 있다. 우리의 세상은 개인의 세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나 이외에는 사람이라고 해도, 나에게 영향을 미치는 자연 환경으로 취급하기도 한다.(정말 그렇게 느낀다는 건 아니지만, 이렇게 생각해보면 가치 있는 게 뭔지 판단하기 편해진다.) 쉽게 말하자면 내가 좋아하는 것을 최선을 다해 쫓아가는 것이다. (내용 이해가 어렵다면 이 블로그의 "수단 가치 분석 및 평가"라는 제목의 게시글을 읽어주기 바람.)
그러한 이유에서 이 비관 관련 글에서도 언제나 긍정적인 결과를 향해 움직이자고 말하기도 했다. 물론 그러한 삶은 매우 어렵겠지만, 나는 그것이 가장 인간다운 삶이라고 거듭 강조하고 싶다.
요즘 자꾸 비슷한 내용의 글을 쓰게 된다. 그만큼 내 의지대로 행동하기란 참 어려운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