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시(詩)
바보
문건서
2021. 11. 11. 10:53
홀로 서
제 분수도 모르는 듯
온 몸을 당당히 펼쳐 태풍에 맞서고 있다
그렇게 나는 쓰러졌던 것 같다
자빠져 머리를 다쳤다고 한다
원래도 바보였지만, 더 바보가 되었다고 한다
바보 중에도 정상이 있다
무슨 일이든 정상에 닿으면 그 나름의 의미가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나는 세상에서 가장 미련하고 멍청한 사람이 되어야지
쓰러지면 일어나서 계속해서 자빠져서
머리가 으깨져서 터져서 죽어버릴 때까지
바보가 정상이 될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