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시(詩)
크리스마스 이브
문건서
2021. 10. 14. 15:39
뒤를 돌아보았다.
누구도 따라오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었다.
우리 집의 외면 속, 다가오는 문 너머에는 눈이 어두운 안개처럼 휘몰아치고 있었다.
누군가는 땔감을 구해야 했다.
잿빛의 불을 구하기 위해, 물감인 피를 칠해야 했다.
산타도 붉은 땀이 물든 옷을 입고 있었다.
다만 그는 호탕하게 웃고 있었다.
루돌프, 너도 코가 빨갛구나
서로를 다독이고 있었다.
저들(우리들)은 불탈 수 있었다.
뒤를 돌아보았다.
크리스마스; 누군가는 추워서 그림처럼 빛날 수 있는 것인데
여전히 나의 발자국은 한 줄로 위태로이 이어져 식어가고 있었다.